학교자율시간, 학교마다 처음 보는 과목이 생긴 이유

중1 아이의 시간표를 보다가 낯선 과목 이름을 발견하셨다는 부모님이 많습니다. ‘우리 마을 탐구’, ‘디지털 문해력’, ‘생활 속 경제’ 같은 과목입니다. 교과서에서 본 적도 없고, 옆 학교 아이 시간표에는 없는 과목입니다.

이 과목들의 정체는 학교자율시간입니다.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새로 생긴 제도로, 학교가 직접 과목을 만들어 가르칠 수 있게 한 시간입니다. 이 글에서는 학교자율시간이 무엇이고, 우리 아이 학교에서는 어떻게 운영되는지 확인하는 방법을 정리했습니다.

학교자율시간이란

학교자율시간은 지역과 학교의 여건, 학생의 필요에 따라 국가 교육과정에 없는 새로운 과목을 개설해 운영하는 시간입니다. 교과와 창의적 체험활동의 시간 일부를 떼어 확보합니다.

여기서 개설하는 과목은 교육부가 고시한 과목이 아니라서 ‘고시 외 과목’이라고 부릅니다. 학교가 목표, 내용, 수업 방법, 평가 계획을 만들고 시도교육감의 승인을 받아 운영하기 때문에 ‘교육감 승인 과목’이라고도 합니다.

중학교에서 학교자율시간은 반드시 ‘과목’ 형태로만 열 수 있습니다. 행사나 단발성 활동이 아니라, 목표와 평가가 있는 정식 수업이라는 뜻입니다.

왜 이런 제도가 생겼나

이전에는 전국 모든 중학교가 거의 같은 과목을 같은 시간만큼 가르쳤습니다. 그러다 보니 지역의 특색이나 학생들의 관심을 수업에 담기 어려웠습니다.

학교자율시간은 이 부분을 바꾸려는 장치입니다. 바닷가 학교는 해양 관련 과목을, 산업단지 근처 학교는 지역 산업과 연결한 과목을, 디지털 소양이 부족하다고 판단한 학교는 디지털 문해력 과목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학교 교육과정을 교사, 학생, 학부모가 함께 만들어가는 방향으로 바꾸자는 것이 취지입니다.

학교자율시간은 어떻게 편성되나

학교자율시간 지속형 집중형 혼합형 운영 방식 비교
항목기준
운영 기간중학교 3년 중 한 학기 이상 (매 학년·매 학기도 가능)
운영 단위학기 단위 (1·2학기로 쪼개 운영 불가)
확보 시간학기당 1주 수업량 수준 (보통 33~34시간)
시간 확보교과·창체 시간의 20% 범위 안에서 조정

운영 방식은 세 가지입니다. 학기 내내 매주 한 시간씩 하는 지속형, 특정 기간에 몰아서 하는 집중형, 둘을 섞은 혼합형입니다.

한 가지 제한도 있습니다. 체육과 예술(음악·미술)은 기준 시간을 줄여서 학교자율시간으로 가져올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 다른 교과나 창체에서 조금씩 시간을 모아 만듭니다.

실제로 어떤 과목이 열리나

교육부 안내 자료에 나온 유형과 예시를 보면 방향이 잡힙니다.

유형과목 예시
학생 주도 설계자기주도 진로설계, 진로 독서, 과학 실험 탐구
교과 통합그림책으로 보는 문학과 미술, 실용 경제 상식
지역 연계함께 사는 우리 마을, 지역 역사·문화 탐험
기초 소양 강화디지털 문해력 탐구, 수리력 향상 프로그램

정보 수업을 68시간 이상 확보하려고 학교자율시간에 ‘컴퓨팅과 융합’ 같은 정보 관련 과목을 여는 학교도 많습니다. 이 경우 해당 과목은 정보 교과로 편성됩니다.

평가와 기록은 어떻게 되나

학교자율시간 과목은 성격에 맞는 교과(군)에 들어가고, 그 교과의 평가 방식을 따릅니다.

예를 들어 ‘논리적인 글쓰기’를 국어 교과로 편성했다면 국어처럼 성취도(A~E)로 평가합니다. ‘건강한 생활’을 선택 교과(보건)로 편성했다면 이수 여부(P)로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도 일반 과목처럼 작성됩니다.

즉, 이름이 낯설다고 해서 가볍게 넘길 과목이 아닙니다. 생활기록부에 정식 과목으로 남습니다.

학교마다 다른 게 문제는 아닐까

“다른 학교 아이들은 이 과목을 안 배우는데 불리하지 않나요?”라는 질문도 있습니다.

학교자율시간은 국가 교육과정의 성취기준을 줄이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범위 안에서 시간을 조정해 새 과목을 여는 것입니다. 국어·수학·영어 같은 핵심 교과의 성취기준은 모두 그대로 다룹니다. 고등학교 입시에서도 특정 학교자율시간 과목을 들었는지를 따지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잘 운영되는 학교자율시간은 학생이 관심 분야를 발견하는 계기가 됩니다. 중학교에서 정보 수업이 확대된 것처럼, 학교자율시간도 교과 수업만으로 채우기 어려운 경험을 넣는 자리입니다.

학부모가 확인할 것

  1. 학교 교육과정 편성표: 몇 학년 몇 학기에 어떤 학교자율시간 과목이 있는지 확인합니다.
  2. 과목 개설 요구 조사: 학교는 과목을 정하기 전에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묻게 되어 있습니다. 설문이 오면 한 번쯤 의견을 적어 보내보세요.
  3. 평가 방식: 성취도 평가인지 이수 여부 평가인지 학기 초 평가 계획에서 확인합니다.

학교자율시간은 아이 학교만의 색깔이 드러나는 시간입니다. 자유학기와 함께 중학교 교육과정이 학교마다 조금씩 달라지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실 겁니다.